들어가는 말
가장 먼저, 필자는 인공지능 분야나 관련 분야 전공자가 아님을 밝히고 시작하겠습니다. 따라서 이런 가이드를 작성한다는 것은 '주제넘는 일'이고, 여러 면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개인적 호기심으로 그동안 배웠던 것들을 한번 정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았고, 어떤 면에선 비전공자 입장에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복습하고, 또 새로 배워가며 최선을 다해 집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상상해 봅시다. 누구나 마음껏 부릴 수 있는 대필 작가가 생겼는데, 이 작가는 여러분이나 작가 그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는 못해도 글 솜씨 하나만은 매우 탁월합니다. 그런데 아직 경험도 좀 부족한 친구라 소위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지' 못하는 탓에, 함께 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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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작가가 잘 이해할 수 있게끔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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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각각의 작가가 뭘 잘하고 뭘 못하는지, 그 밖에 어떤 재주가 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방금 예를 든 '작가'는 '생성형 AI'를 가리키며, 생성형 AI와 효율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글쓰기가 아니라 그림 그리기나 다른 재주를 가진 생성형 AI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 각각을 다 써보진 못하더라도 어떤 '재주꾼'들이 있는지는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한편 얼마 전까지도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거의 모든 곳에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견해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복잡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 없이, 더 쉽고 편하게 똑똑하며 재주도 많은 인공지능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쪽에 조금 더 동의하는 편인데, 과거부터 거의 모든 기술들이 발전을 거듭한 결과는 항상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음 글에도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기계는 완벽해지면 완벽해질수록 기능 뒤로 숨어 그 자체는 눈에 띄지 않는다. (중략) 한때는 복잡한 기계적 작업에 몰두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엔진의 회전 따위는 잊는다. 심장이 늘 박동하듯이 결국 기계는 자신의 기능을 다할 뿐이고, 우리는 심장이 뛰는 것은 잊고 산다. 그처럼 기계는 더 이상 주의를 끌지 못한다.❞ - 생택쥐페리, 'Wind, Sand and Stars'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도 언젠가 효과적인 사용법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술이 발전하기만 기다리면 될까요? 훌륭한 도구가 새로 나와도 결국 원래부터 기술을 갈고 닦았던 사람에게 더 효과적으로 쓰이는 것처럼, 앞으로 더 좋은 AI 기반 서비스가 등장할 때 이들을 누구보다 먼저, 잘 활용하려면 현재의 AI 서비스부터 잘 써봐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본 가이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작성하였습니다. 먼저 1장에선 생성형 AI란 무엇이고 어떤 것이 있는지, 그 다음 2장에서는 텍스트 생성형 AI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어 3장에서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법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 후 4장에선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들에 대해 살펴보고, 3장과 4장의 내용을 우리의 일상이나 업무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실제 사례들을 마지막 5장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개정판(2025년)의 주요 변경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장. 생성형 AI 개요 : 기존의 개념 소개 중심이던 내용에서 실용적 가치와 위험 요소를 부연해 생성형 AI에 대해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2장. 대형 언어 모델 : 기존엔 NLP 기술의 발전사와 LLM의 개념 설명에 중점을 뒀다면, 개정판은 2025년 최신 모델들의 실무 활용 시 선택 기준과 고려사항, 멀티모달 지원까지 포함하였습니다.
- 3장.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기존 내용에 Tree of Thought(ToT), Verbalized Sampling(VS) 등 새롭게 등장한 기법들을 추가하여 최신성을 확보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새로 추가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섹션입니다. 이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대안이자 이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어떻게 질문할까(프롬프트)'보다 '무엇을 알려줄까(컨텍스트)'가 더 중요하다는 2025년 현재의 AI 활용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 것입니다.
- 4장.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 이번 개정판에서 가장 많이 업데이트(사실상 새로 작성)한 부분입니다. 수많은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들을 대표적인 기능에 따라 10가지 유형(기타 포함)으로 구분하고, 이들의 주요 특징, 기능 등을 소개합니다.
- 단, 처음 가이드를 작성할 때부터 특별히 별도의 섹션으로 구분했던 'AI 검색' 서비스만 조금 더 자세한 내용까지 정리했습니다.
- 5장. 활용 사례들 : 5장은 당초 실제 활용 사례를 수록할 예정으로 비워뒀던 부분입니다. 이제 곧 원 내에 ChatGPT가 도입될 예정이고, 그에 따라 실제 사례들이 발굴되기 시작할 것이므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우선 작성했습니다.
- 향후 실무자들의 요청이나 제보를 통해 계속 보강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가이드의 내용은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님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언제든 더 효과적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이나 새로운 AI, 서비스, 도구 등이 등장할 수 있으며, 또는 그 반대로 가이드의 내용 일부가 쓸모 없어질 상황이 언제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 새로운 모델, 기술 등에 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어서, 집필하는 중에도 내용을 수시로 확인하고 추가/수정해야만 했습니다. 내용 중 수정/보완해야 할 사항이나 추가하면 좋을 만한 내용, 뉴스 등의 제보는 언제든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