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I.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3.I.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앞서 다양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들을 살펴봤지만, 실제로 LLM을 업무에 활용하다 보면 '어떻게 질문하느냐'보다 '어떤 정보를 제공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완벽한 프롬프트를 작성해도 LLM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거나 부정확하다면 원하는 답변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Context Engineering)은 2025년 들어 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념 중 하나로, LLM이 답변을 생성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전체 정보 환경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하는 기법입니다. 다시 말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주로 '질문/지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어떤 질문에 무엇이(=컨텍스트) 필요할까'에 중점을 두는 개념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vs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흔히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단순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연장선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입니다. 우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포함하는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이해하고, 다음의 표에 정리한 차이점을 보면 좀 더 감이 잡힐 것입니다.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 |
|---|---|---|
| 초점 |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 LLM에게 무엇이 필요할 것인가 |
| 범위 | 단일 입력 메시지 최적화 | 전체 정보 환경 설계 |
| 목표 | 특정 답변 유도 |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
| 접근법 | 창의적인 문구 작성 | 체계적인 정보 관리 |
| 지속성 | 일회성, 대화별 | 지속적, 시스템 전반 |
| 복잡성 | 비교적 단순 | 다층적, 시스템적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한계:
- "마법 같은 한 문장"을 찾는 접근법
- 개별 대화 세션에 국한됨
- 복잡한 업무나 장기 프로젝트에는 부적합
- 정보가 부족할 때 근본적 해결 불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장점:
- 전체 정보 생태계를 고려
- 메모리, 도구, 데이터를 통합 관리
- 프로덕션 환경에서의 일관성 확보
- 복잡한 멀티턴 대화 지원
* AI 생성 이미지 with Nano Banana Pro
📌 참고 : Shopify CEO 토비 뤼트케(Tobi Lutke)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보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이것이 핵심 기술을 더 잘 설명한다. 바로 LLM이 작업을 그럴듯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컨텍스트를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AI 분야의 권위자 안드레이 카르파시(Andrej Karpathy)도 "사람들은 프롬프트를 일상적으로 LLM에게 주는 짧은 작업 설명과 연관 짓는다. 하지만 모든 산업용 LLM 앱에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다음 단계를 위해 컨텍스트 윈도우를 적절한 정보로 채우는 섬세한 예술이자 과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 주목받는 이유🔗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 2025년 들어 급부상한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기술적 변화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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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스트 윈도우의 폭발적 확장
최근 2년간 LLM의 컨텍스트 윈도우가 급격히 확장되었고, 이제는 전체 코드베이스, 완전한 사업계획서, 수개월간의 고객 서비스 대화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략적인 양상을 보면,
- 2022년: GPT-3 (4K 토큰)
- 2023년: GPT-4 (8K-32K 토큰)
- 2024년: GPT-4 Turbo (128K 토큰), Claude 3 (200K 토큰)
- 2025년: 일부 모델 1M+ 토큰 지원
📌 참고 : LLM과 대화할 때 이해해야 할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컨텍스트 윈도우(Context Window)'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이는 LLM이 한 번에 '읽고 생각하고 답할 수 있는 텍스트의 범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컨텍스트 윈도우가 4,000(4K)토큰인 모델의 경우, 이전까지의 대화와 사용자의 질문, 그에 대한 모델의 답변을 합쳐서 대략 4,000토큰 범위 내에서만 정보를 참조 및 처리할 수 있고, 이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는 LLM이 참조(기억)하거나 처리(답변에 반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최신 LLM들은 최대 수백만 토큰까지로 컨텍스트 윈도우가 커졌지만, 그렇다고 이게 무조건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는 바로 아래에 언급할 '컨텍스트의 역설'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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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시스템의 대중화
한편 AI 에이전트가 실용화되면서 '프롬프트 실패'보다 '컨텍스트 실패'가 더 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더 강력한 추론(Reasoning)과 더 다양한 도구(Tool, Function 등)를 활용할 수 있게 된 AI 에이전트라도 여전히 환각 현상을 보이고 실무 활용 시 큰 효용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대부분의 에이전트 실패는 모델의 성능 부족이 아니라 적절한 컨텍스트를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2025년에 발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LLM에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진다고 답변의 품질(특히, 정확성)이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소위 '컨텍스트의 역설'이라는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LLM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수록 그 안에 더 많은 노이즈(무관한 데이터, 오류 등)가 포함될 가능성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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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ion-grade AI의 필요성
얼마 전까지도 개인 사용을 위한 "ChatGPT에 재미있는 질문하기"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조직이나 조직 구성원의 실제 업무를 -그것도 사람에 준하는 수준으로- 처리하는 AI 시스템을 찾기 시작하면서, 작업의 일관성과 신뢰성이 가장 핵심적인 요구사항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은 LLM의 오류가 더러 있더라도 어딘가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면, 우리 일상에 점점 가까이 들어오면서는 누군가가 예견했던 문제 뿐만 아니라 예상조차 못하던 문제 등 그 부작용이 양적/질적 모든 면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상과 같은 변화를 거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컨텍스트 윈도우를 키우거나 복잡한 모델/도구를 연구개발하는 것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알려줘야 AI가 더 일관적이고 (+효율적이며) 신뢰할 수 있게 동작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 AI 생성 이미지 with Nano Banana Pro
🔗 참고 자료:
"Context Engineering: Going Beyond Prompt Engineering and RAG" - The New Stack (2025년 7월)
"The New Skill in AI is Not Prompting, It's Context Engineering" - Philipp Schmid (2025년 6월)
조금 단순한(다소 극단적인) 예를 통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과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두 개념의 차이를 비교해보겠습니다.
[ 프롬프트 기법에만 의존하는 경우 ]
[ 컨텍스트를 충분히 제공하는 경우 ]
당신은 경험 많은 HR 전문가입니다. 다음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 개선 방법을 단계별로 제안해주세요.
<현재_상황>
- 회사 규모: IT 서비스업, 직원 수 150명
- 주요 채용 직군: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 현재 채용 프로세스: 서류심사 → 1차 면접 → 2차 면접 → 최종 면접 (총 3-4주 소요)
- 주요 문제점: 우수 인재의 중도 이탈률 높음, 면접관별 평가 기준 불일치
</현재_상황>
<목표>
- 채용 기간을 2주 이내로 단축
- 면접 평가의 객관성 향상
- 지원자 경험(UX) 개선
</목표>
첫 번째 방식은 LLM이 쓸만한 아이디어를 포함하는 (운이 좋다면, 딱 원하는) 답변을 줄 수도 있지만, 대개 일반적인 조언만 제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두 번째 방식은 구체적인 상황과 목표가 제공되어 훨씬 실용적이고 맞춤화된 조언을 받을 확률이 큽니다.
📌 참고 :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방식에 나열한 것과 동일한 내용을 첫 번째 방식으로 던져주더라도, 얻게 될 답변의 품질은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기법이나 형식 따위에 얽매이기 보다, 내 요청의 핵심과 관련된 세부 정보들을 가능한 풍부하게 제공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핵심 원칙🔗
효과적인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위한 핵심 원칙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원칙 | 설명 | 예시 |
|---|---|---|
| 관련성 | 질문과 직접 관련된 정보만 제공 | 마케팅 전략 질문 시 기술적 세부사항 제외 |
| 구조화 |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제공 | XML 태그, 마크다운 등을 활용한 구조화 |
| 우선순위 | 중요한 정보를 먼저 배치 | 핵심 요구사항을 컨텍스트 앞부분에 위치 |
| 완결성 |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제공 | 의사결정 관련 모든 제약 조건과 기준 포함 |
| 최신성 | 가능한 최신 정보를 제공 | 변경된 정책이나 새로운 데이터 우선 반영 |
* AI 생성 이미지 with Nano Banana Pro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예시 - 긴 문서 처리 사례🔗
업무 중에는 긴 보고서, 계약서, 매뉴얼 등을 LLM에게 분석하도록 요청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에는 정보량 자체가 워낙 많기에 도리어 LLM의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도 증가합니다. 앞서 언급한 '컨텍스트의 역설'이 실제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상황이죠. 이런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몇 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단, 이 전략들에서 핵심은 'LLM에게 무엇을, 왜 알려주는가'(=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므로, 형식을 그대로 외우기보다는 각자의 작업 목적에 맞게 적절히 응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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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분할 및 순차 처리
긴 문서를 의미 있는 단위로 나누어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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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보 우선 추출
먼저 문서에서 핵심 정보만 추출한 후, 이를 바탕으로 세부 분석을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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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기반 접근
긴 문서를 단계별로 요약하면서 점진적으로 분석 깊이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그 밖의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예시들🔗
다음으로는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을 다양한 상황에 적용해본 예시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 예시 1: 회의록 분석 및 액션 아이템 추출 ]
다음 회의록에서 각 참석자별 액션 아이템을 추출하고, 마감일 순으로 정리해주세요.
<회의_정보>
- 일시: 2025년 9월 8일 오후 2시
- 참석자: 김팀장(개발), 박과장(기획), 이대리(디자인)
- 주제: 신규 서비스 런칭 준비
</회의_정보>
<회의록>
[실제 회의 내용]
</회의록>
<출력_형식>
## 액션 아이템 (마감일 순)
### [마감일] - [담당자] - [업무 내용]
</출력_형식>
[ 예시 2: 정책 문서 비교 분석 ]
다음 두 정책을 비교하여 주요 변경사항과 우리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주세요.
<기존_정책>
[기존 정책 전문]
</기존_정책>
<신규_정책>
[신규 정책 전문]
</신규_정책>
<우리_업무_현황>
- 주요 업무: 정부 프로젝트 수행
- 관련 규정: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 현재 준수 수준: 90% 이상
</우리_업무_현황>
[ 예시 3: 데이터 분석 및 보고서 작성 ]
첨부된 엑셀 데이터를 분석하여 다음 형식의 보고서를 작성해주세요.
<데이터_설명>
- 기간: 2025년 1-8월
- 내용: 부서별 프로젝트 수행 현황
- 주요 지표: 진행률, 예산 집행률, 인력 투입 시간
</데이터_설명>
<분석_요구사항>
1. 부서별 성과 순위
2. 예산 대비 효율성 분석
3. 하반기 개선 방안 제안
</분석_요구사항>
<보고서_형식>
# 월간 프로젝트 수행 현황 분석
## 1. 요약
## 2. 부서별 성과 분석
## 3. 주요 이슈 및 개선점
## 4. 향후 계획
</보고서_형식>
효율적인 컨텍스트 관리🔗
한편,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 '무엇을'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의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컨텍스트 관리 기법들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AI 생성 이미지 with Nano Banana P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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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계층화
중요도에 따라 정보를 계층적으로 구성합니다. 단지 계층화에 그치지 않고, 중요한 것일수록 앞에 배치한다는 점도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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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스트 압축
같은 정보를 더 간결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습니다. 이는 '텍스트 요약' 그 자체이므로 LLM에게 시켜도 효과적인데, 요약하는 과정에 중요한 정보가 빠지진 않았는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압축 전:
압축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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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적 컨텍스트 업데이트
한 번에 많은 컨텍스트를 잘 구성해 전달하기 보다, 대화를 진행하면서 그때 그때 적절한 컨텍스트를 점진적으로 보완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참고: 대규모 문서나 데이터베이스를 다룰 때는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같은 기법을 활용해 필요한 정보만 검색하여 컨텍스트로 제공하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이를 통해 관련성 높은 정보만 선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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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과부하 방지: 너무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면 오히려 LLM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질문과 직접 관련된 정보부터 선별적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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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 정보 보호: LLM에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할 때, 종종 개인정보나 보안사항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보보호 정책을 확인하고 이를 위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비식별화할 때 주의하지 않으면 앞/뒤 컨텍스트의 조합으로 하나마나한 비식별화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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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정확성 검증: LLM에게 제공하는 컨텍스트 정보가 부정확하면 결과도 부정확해집니다. 특히 중요한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는 경우엔 입력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반드시 검증하세요. (그리고 결과/출력의 정확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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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스트 윈도우 한계: 아무리 좋은 컨텍스트라도 모델의 컨텍스트 윈도우를 초과하면 일부 정보가 무시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경우 어느 일부가 무시되었다는 것조차 인지하기 어렵고요. 따라서 긴 문서의 경우 분할 처리 후 취합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 AI 생성 이미지 with Nano Banana Pro
여기까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에 대해 이해했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질문할까?"보다 "어떤 정보를 줘야 할까?"를 먼저 고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신 LLM이라면 충분하고 정확한 컨텍스트가 제공되는 한, 비교적 간단한 프롬프트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실무 활용 관점에서 볼 때,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보다 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복잡한 컨텍스트/프롬프트 기법에 매달리기보다는 '어떤 작업을 위해 필요한 정보가 충분하며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준비부터 잘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은, AI를 활용할 때뿐만 아니라 동료와 협업할 때, 심지어 혼자 업무를 처리할 때도 가장 기본이 되는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